[스크랩] 다윈 : 신과 다윈의 시대 - 제1부 신의 과학, 진화를 묻다
[다큐프라임]
■ 다윈 - 신과 다윈의 시대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 들어가는 글
사람들은 그 답을 신에게서 찾았다. 나아가 신이 생명을 창조했음을 증명하려고 했다. 아무도 없는 곳을 걷다가 돌을 주우면 돌은 원래 그곳에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계를 주었다면 어떨까. 시계라면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라는 생각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개의 부품이 시계공의 의도대로 정교하게 조립돼 있는 시계. 한 개의 부품이라도 없거나 고장 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돼있다. 생명체는 시계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다. 사람들은 지구상의 생명체도 계획하고 만들어 낸 설계자가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제1부 신의 과학, 진화를 묻다
현재 지구상에 밝혀진 생물은 약150만종.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을 합하면 1000만종이 훨씬 넘는다. 수많은 종이 있는 것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그들 하나하나가 환경에 가장 알맞게 돼 있다는 점이다. 마치 특별한 목적에 맞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듯 보이는 자연계. 노랑부리저어새의 밥주걱모양의 부리 물속을 휘휘저어 물고기를 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단단한 나무에 구멍을 뚫어 벌레를 잡는 딱따구리의 부리 사람이 만든 도구인 정과 망치를 생각나게 한다. 누군가 나무의 구멍을 뚫는 목적에 맞게 녀석의 부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고기를 찢어 먹는 독수리의 부리. 절단기를 연상시킨다. 절단기 같은 커다란 부리와 먹이를 단단히 움켜질 수 있는 갈고리 같은 발톱. 독수리는 다른 동물을 사냥할 목적에 맞도록 설계됐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람들은 시계를 만든 시계공처럼 생물을 만든 설계자 혹은 창조자가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 것은 찰스 로봇 다윈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200년 전, 영국에서 태어난 다윈.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다윈 초상화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세상을 뒤엎을 만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 생각을 혼자만 간직하고 있겠는가?(If you had an idea that was going to outrage society, would you keep It to yourself?)’
리처드 도킨스(옥스퍼드대 동물생물학)
“다윈의 진화론은 왜 우리가 존재하는지 왜 생물이 존재하는지 왜 모든 복잡한 것들이 존재하는 지를 가르쳐 줍니다. 이것은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다윈이 등장하기 전에 사람들은 복잡한 구조를 지닌 생물을 보며 설계자가 (그것을) 창조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를 포함한 복잡한 생명체들이 설계자 없이도 감각적인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물리나 화학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설계자가 없어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다윈의 진화론이 준 충격입니다.”
이전의 사람들은 모든 생명은 신의 설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었다. 다윈은 생명과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생명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한다. 단순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으로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장대익(동덕여대 과학철학)
“(다윈) 이전에는 어떤 복잡한 것이 있다면 더 복잡한 것이 그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이 있고 신이 덜 복잡한 인간을 만들었고 원숭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완전히 뒤집은 거죠. 다윈의 발상은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서 조금 덜 복잡한 것에서부터 어떻게 더 복잡한 것이 나오는가를 설명했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신은 인간 다음에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더 복잡하기 때문에......”
진화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론에 따르면, 원숭이와 사람은 약 오백만년 전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사촌지간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이렇게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나무가 가지를 치듯 갈라져 생겨났다.
마이클 루스(플로리다 주립대 과학철학)
“다윈주의 혹은 다윈의 아이디어가 단순한 과한 이론을 뛰어넘는 이유는 그 이론이 우리에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만약 다윈의 이론을 기독교나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창조의) 이야기와 비교한다면 분명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신에 의해 기적적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펑! 펑! 펑! 여기 영국인, 여기 한국인, 아니면 여기 아담과 이브인 것이 아닌 점진적인 진행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원숭이와 같은 존재이며 더 과거로 보면 우리는 결국 물고기라는 것이죠.”
인간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진화론은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고 말한다. 모두가 진화의 최종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최종덕(상지대 철학)
“바이러스도 진화의 최종산물입니다. 어디에 기생하는, 나무에 기생하는 기생충도 진화의 최고 산물이고 오랑우탄도 최고의 산물이지만 인간도 최고의 산물이죠. ~~~ 지금 현존하는 모든 생명체는 다 최고의 진화론적 산물입니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다 동등한 지위를 갖는 것입니다.”
진화론은 인간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인간이 가진 마음, 사랑, 도덕을 이야기 한다. 과학을 넘어 사람들의 문화 전반의 영향을 주고 있다.
알빈 플란탕가(노틀담대 종교철학)
“인간을 연구하는 진화심리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학문이 등장했습니다. 그것은 인간만이 가진 여러 가지 특성을 (진화론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오십 만 년 전 혹은 수백 만 년 전 세렝게티 대초원 지역에서 탄생한 태초의 인류로부터 인간의 특성을 찾아보자는 학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진화론의) 방법으로 우리가 가진 도덕성과 종교 유머감각이나 도전정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특성 등 모든 것을 설명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진화심리학은) 문화 전반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폴 고갱. 1897
프랑스의 화가 고갱이 타이티 섬에서 그린 그림.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진화론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주려고 한다.
에드워드 윌슨(하버드대 생물학)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철학적으로 굉장한 질문이었고 인류에게도 굉장한 질문이었습니다. 다윈은 그의 전후에 등장한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우리가 어디서 왔고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먼저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알아야만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는 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발표와 동시에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다윈 자신도 그런 논란을 예상했다. 진화론을 세상에 발표하기 전 그는 마치 살인을 자백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1859년 <종원 기원>이 발표된 이후 진화론은 점차 과학적인 사실로 믿어졌다. 특히 유전자와 DNA, 돌연변이에 관한 사실이 밝혀지며 진화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유전학자 도브잔스키1)의 경우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이제 진화론은 생물학의 영역은 넘어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역할까지 하게 됐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사회를 해석하는 사회생물학,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는 진화심리학 그리고 진화론으로 경제를 설명하는 진화경제학까지 확대된다. 진화론은 이제 문화, 예술에까지 그 영역을 미치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이 발표된 지 150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 대표적인 곳은 미국이다. 올해 2월. 다윈 탄생을 기념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39%만이 진화론을 믿었다. 최근 영국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8%만이 진화론을 믿는다고 대답했다.
* 진화론 신뢰정도
믿음 |
믿지 않음 |
기타 |
62.2% |
30.6% |
7.2% |
* 생명 기원 관련 학교 교육 방향
진화론 창조론 모두 가르쳐야 한다 |
현행대로 진화론만 가르쳐야 한다 |
태도유보 |
62.7% |
24.7% |
12.6% |
* 진화론을 믿지 않는 이유
과학적 증거 불충분 |
종교적 신념으로 믿지 않아 |
진화론을 잘 몰라서 |
기타 |
41.3% |
39.2% |
17.2% |
2.3% |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떨까. 국내 최초로 진화론의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우리나라 국민 중 진화론을 믿는 사람은 60% 정도이며 약 30%는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현행대로 진화론만 가르쳐야 한다는 답이 25%인 반면 두 배가 훨씬 넘는 사람들이 창조론을 진화론과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대답했다. 왜 사람들은 진화론을 믿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생각과 종교적 신념 때문이다.
최종덕(상지대 철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이미 거의 다 믿을 겁니다. 종교인이건 아니건 기독교 신자건 무신론자건 (상대성 이론은) 다 믿을 것이지만 생물과학 특히 진화생물학은 30억년에서 45억년이라고 하는 긴 지구의 역사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증명을 당장 해낼 수가 없는 것이죠.”
왜 많은 사람들이 진화론을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할까. 우리는 진화의 과정을 볼 수 없다. 진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천천히 이루어진다. 실험실에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진화론을 믿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종교의 영향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나 이슬람교는 신이 모든 생물을 완벽하게 창조했다고 믿는다. 진화론자들은 종교지도자들이 진화론에 대해 잘못된 가르침을 준다고 말한다.
대니얼C. 데닛(터프츠대 철학, 인지리학)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만약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신의 역할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봅니다. 신의 역할이 사라진다면 종교적인 믿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거짓이 되는 것이죠. 교회 지도자들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겁니다.”
진화론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은 진화론이 앞으로도 그 문제에 답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신의 설계를 주장한다. 자연과 생명의 완벽한 질서나 조화는 신이 세상을 설계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김경태(포항공대 생물학)
“저는 생명현상을 공부하고 연구하면 할수록 창조주가 계시고 디자인 하시고 만드시고 그렇게 작동하도록 하셨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1989년 미국에서 출간된 <판다와 사람에 관하여>2). ‘지적설계’란 용어는 이 책에서 처음 등장한다. 지적설계론이란 어떤 지적인 존재가 세상을 계획적으로 설계하고 만들었다는 이론이다. 지적설계론에서는 지적인 존재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지적인 존재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은 종교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서강대 기계공학)
“(지적설계론은) 종교적인 관점이 강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것은 성경적인 관점이나 기독교적인 관점이나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진화론의 부족한 점이 존재하는데 그에 관한 대안적인 과학이론이 없기 때문에 이런 대안적인 과학이론을 연구하자.”
생화학자 마이클 베히. 아홉 명의 자녀를 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지적설계론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큰 공헌을 했다. 과학자로 활동하면서 복잡한 생물의 구조는 진화로 생겨날 수 없다고 믿게 됐다. 1996년 발표한 다윈의 블랙박스3). 이 책에서 베히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란 지적설계론의 핵심적인 주장을 했다. 베히는 쥐덫을 가지고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설명한다. 쥐덫은 스프링, 연결고리, 문 등 여러 가지 부품이 모여 만들어진다. 개별적인 부품은 아무 일도 못하지만 부품들이 모이면 쥐를 잡는 기능을 한다.
마이클 베히(르하이대 생화학)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 이론’4)은 이름은 길지만 사실 아주 단수한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서 어떤 시스템이나 기계는 여러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부품들이 서로 결합되면 각각의 부품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특별한 기능을 하게 됩니다. 만약 각각의 부품을 따로 분리한다면 기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됩니다.”
쥐덫의 부품 중 하나만 제거해보자. 나머지 부분으로는 쥐덫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다. 쥐덫이 쥐를 잡는 기능을 수행하려면 고리의 스프링과 같은 여러 부품이 모두 제 위치에 있어야 한다. 여러 부품을 모으고 그 부품을 조립해 완전한 쥐덫을 만드는 일은 사람과 같은 지적인 존재만이 할 수 있다. 생물의 세포도 쥐덫과 마찬가지다. 세포는 쥐덫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부품으로 되어 있다. 이 부품 모두가 모여 완전한 형태로 있을 때만 세포는 기능을 한다.
마이클 베히(르하이대 생화학)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된 이후 150년이 지난 지금 과학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세포라는 것이 단순한 조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죠. (세포는) 고도의 나노기술이 모인 복잡한 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들은 결코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없죠.”
세균은 첫 집과 비슷하게 생긴 편모를 이용해 운동한다. 편모는 초소형 모터에 의해 분당 10,000회 이상 회전하면 구동측, 회전자, 모터 등으로 이루어진다. 만일 한 부분을 제거하면 전혀 회전을 하지 못한다. 편모모터가 기능을 수행하려면 처음부터 모든 부품이 동시에 정확하게 함께 모여 있어야 한다. 그 일은 지적인 누군가에 의해 전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부품이 모여 완전한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다. 하지만 진화론에서는 처음부터 완전한 형태로 있어야만 기능을 한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한다.
날개를 예로 들어보자. 지적설계론에 따르면 날개 또한 처음부터 완전한 형태를 가져야만 한다. 진화하는 도중에 생기는 반쪽짜리 날개는 하늘을 나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날개는 전혀 쓸모가 없을까. 벨로키랍토르라는 공룡은 불완전한 날개가 있었다고 한다. 반쪽짜리 날개로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다른 일은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불완전한 날개라도 쫙 펴면 열을 방출하는 체온 조절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불완전한 날개는 처음에는 다른 기능을 하다가 나중에는 하늘을 나는 기능으로 진화할 수 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존재할 필요는 없다. 편모도 날개와 마찬가지다. 불완전한 편모도 반쪽짜리 날개처럼 충분히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분비와 같은 기능을 하다가 나중에 완벽한 편모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제리 코인(시카고대 유전학)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진화 생물학을 반박하며 등장한 이론입니다. 진화 생물학을 반박한 첫 이론이기도 하죠. 눈은 예전에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의 예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진화를 통해) 어떻게 눈이 생겨났는지 알고 있죠.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 과학적 이론입니다.”
유전학자 스티브 존스. 진화론에 관해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진화가 우연해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진화는 우연히 아닌 자연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자연선택으로는 가능하다.
시티브 존스(런던칼리지대 유전학)
“베히는 그의 책에서 의미 없는 개념인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에 관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생물은 너무 복잡해서 진화될 수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즉 베히는 자신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할 수 없으니 진화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발언은 무지함을 보여줄 뿐입니다. 어떤 현상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고서 그 불가능한 현상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묻는 것은 과학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자연 선택을 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공장은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공장이죠.”
1835년 다윈은 16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에 도착한다. 다윈은 이곳에서 진화론에 가장 중요한 이론인 자연 선택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처음 보는 다양한 생명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유일한 도마뱀 바다이구아나, 육지에 사는 거북이 중 몸집이 가장 큰 갈라파코스 코끼리 거북, 빨간 목주머니로 암컷을 유혹해 짝을 찾는 이 녀석은 군함새 수컷이다. 진화론이 세상에 나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탐사를 통해 다윈은 많은 자료와 생물표본을 수집했다.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하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는 신중한 과학자였다. 자신의 생각을 성급하게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인 1859년. 2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다윈은 자신의 생각을 종합한 <종의기원>을 발표한다. <종의기원>은 발간 당일 초판 1250판 모두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갈라파고스의 핀치새 표본은 다윈이 자연 선택을 생각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윈은 부리의 모양이 전부 달라서 각각 다른 종이라 생각한 새들이 사실은 모두 같은 핀치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들이 하나의 조상에서 나왔고, 살고 있는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부리가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자연 선택 이론이 태어나게 된다. 여기 길고 뾰족한 부리의 핀치새가 있다. 핀치새에게 여러 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대부분 길고 뾰족한 부리를 가졌지만 유독 한 마리만 크고 뭉뚝한 부리를 가졌다. 마침 그 섬에는 딱딱한 씨앗이 많아 새들의 주요 식량이 되었다. 길고 뾰족한 부리를 가진 녀석들은 씨앗을 먹지 못해 살아남지 못한다. 크고 뭉뚝한 부리를 가진 녀석만이 딱딱한 씨앗을 먹을 수 있고 결국은 살아남아 자신과 같은 자손을 남긴다. 이 과정을 통해 길고 뾰족한 새의 부리는 뭉뚝한 부리로 변하게 된다.
장대익(동덕여대 과학철학)
“자연선택이라는 것은 조그만 변이로 인해서 그 차이로 인해서 어떤 환경에 조금이라도 더 적합하다면 그것이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나면 몇 십만 세대가 지나면 굉장히 복잡한 장치로 진화할 수 있다고 하는 메커니즘을 제시합니다.”
진화론은 생명을 만든 설계자가 있다면 바로 자연선택이라고 말한다. 시계공이 시계를 설계하듯 자연선택은 다양한 생명을 만들어왔다. 진화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연선택은 계획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눈먼 시계공이라고 말한다. 컴퓨터가 작동하려면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야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0과 1의 두 종류 신호로 프로그래머가 만든다. 생물의 DNA 정보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AGTC의 네 종류 신호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프로그래머가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만들듯 복잡한 생물의 유전정보는 지적인 설계자의 의해서만 만들어 질 수 있다. 지적설계론은 복잡한 정보는 우연이나 확률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한다. 지적설계론의 핵심주장이다.
한글을 모르는 원숭이. ‘나는 원숭이입니다’라는 문장을 만들 수 있을까? 아무리 자판을 두드려도 ‘나는 원숭이입니다’라는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없다. 100억년 동안 자판을 계속 두드려도 불가능하다. 더 복잡한 생물의 유전정보는 우연이나 확률로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다. 지적설계론에서 생명은 설계자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수학자이자 철학자 신학자로 활동 중인 윌리엄 뎀스키. 그는 지적설계의 이론가로 불린다. 수학적인 계산을 통해 생명의 유전정보는 진화의 의해서 만들어질 확률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생명이 가진 정보는 지적인 존재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지적 설계론에서는 물질보다는 지적인 능력과 같은 정신이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먹과 종이가 준비돼 있다고 해서 시가 쓰여 지는 것이 아니다. 시에는 시를 쓰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지적인 존재가 주는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DNA에 유전정보 같은 생명의 정보도 먹과 종이 같은 물질만으로는 만들어 질 수 없다. 그 정보는 지적인 존재만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윌리엄 뎀스키(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 수학, 철학)
“진화론에서는 (생물이 가진) 정보는 다른 (생물의) 정보로부터 진화된 것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것으로부터 복잡한 것으로 진화한다는 것이죠. 그러니 지적설계론에서는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정보는 진화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진화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논쟁이 되는 부분입니다.”
마이클 루스(플로리다 주립대)
“저는 (진화론의) 자연선택이 유전코드와 같은 (생물의) 정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뎀스키가 말하는 부분 중 정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과 지적인 존재에 의해서도 정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보의 다른 측면을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만들어 주는 유전코드를 보세요. 묻고 싶은 것은 그 정보가 반드시 지적인 존재로부터 와야만 한다는 것인가 입니다. 뎀스키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고 나를 포함한 다른 다윈주의자들은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도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뎀스키의) 문제 제기에는 동의하지만 그의 해답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화론은 자연선택을 통해 복잡한 정보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자연선택은 생존의 도움이 되는 것은 저장하고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제거하기 때문이다. 원숭이가 자판을 두드리는 것도 이와 같다. 필요한 것은 선택하고 필요 없는 것은 빼내어 보자. 이런 과정이 계속 되면 언젠가 제대로 된 문장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한다. 진화론과 지적설계론 논쟁의 마지막은 결국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주는 커다란 폭발 즉 빅뱅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나 빅뱅이 어떻게 사직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영욱(연세대 천문학)
“과학이란 것은 특별히 한계가 있거든요. 특히 천문학 같은 경우도 그렇고 생명진화론도 그렇고 제1원인까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제1원인은 아직도 설명할 수 없고 관측적인, 실험적인 증거가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실험이나 관측으로 검증 가능한 영역에서 이러이러하게 우주의 역사가 전개되었구나 하는 것을 알 뿐이지 처음에 (우주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증거가 지금 없기 때문에 모릅니다.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직한 고백입니다.”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출현했는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아왔지만 만족할 만한 답은 아직 없다. 생명의 관한 기원의 문제는 현대 생물학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마이클 베히(르하이대 생화학)
“제 생각에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인정하는 생물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명의 기원을 증명해내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생명이라는 것이 어디서 왔을까하는 문제죠. 다윈도 그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지적했습니다. 다윈이 (자연선택이) 적용되려면 우선번식이 가능한 세포가 있어야 합니다.”
진화학자들에 따르면, 최초의 생명체는 아주 오래 전 단 한번 탄생했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어떻게 생명이 생겨났는지를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를 통해 언젠가는 그 비밀을 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에드워드 윌슨(하버드대 생물학)
“어떠한 과학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우주의 탄생에 대해서 논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직도 자연이나 물질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들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진화론 역시 생물학적으로 많은 답을 얻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나는 어떻게 처음에 생명이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사실 처음 지구상에 등장한 유기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그저 그러한 것이 있었다고 추정할 뿐이죠. 어떻게 생명이 태어나게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연구실에서 생명을 탄생시켜봐야 생명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죠.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과연 정신이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인 질문이지만 아직 그에 대한 해답이 없죠. 아직은 알아내야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지금 진화론이 공격받고 있는 큰 초점 중에 하나가 뭐냐하면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설계된 구조들이 있지 않느냐? 자유분방함.”
한동대학교에는 창조와 진화라는 정규수업이 개설돼 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지적설계론을 배우고 있다. 이 같은 수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창기(한동대 세포생물학)
“당연히 어떤 제 신앙적인 부분에 연관성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진화론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가르쳐지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좀 논리적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종교를 가진 학생과 그렇지 않는 학생은 수업에 대한 입장이 현저하게 갈린다.
김경국(한동대 1학년)
“(이 수업은) 평소에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데 계속 듣고 시험 볼 때 제 입장이 아닌 다른 입장을 써야 하는 그런 게 좀 불편한 점이 있어요. ~~~ 저희 학교의 이 수업은 교양 필수 중에 하나로 선정되어서 들어야 하는 강의 중의 하나거든요. 그래서 그게 좀 강요 적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신찬미(한동대 1학년)
“(진화론 같이) 정확하지 않은 것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그냥 이게 맞는다 식으로 가르친다는 게 화났다는 거죠. 자기들이 나름대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창조론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그것은 전혀 언급되지 않잖아요.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울 때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학교에서 진화론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하지만 진화론 수업에 대해서는 진화론자나 지적설계론자 모두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진화학자들은 진화론 교육이 가장 중요한 원리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는 진화론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장대익(동덕여대 과학철학)
“제가 생각하기엔 진화론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 보는 그런 경험들이 한국 사회에서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를 분석해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진화론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그것 가지고 도저히 진화론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과연 이해한다는 것이 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피상적인 서술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적설계론에서는 교과서에 실린 진화의 증거들이 많은 부분 잘못됐다고 말한다. 한 예로 나무 위에 앉은 후추나방 사진. 진화의 증거로 제시되는 이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후추나방은 나무 위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제리 코인(시카고대 유전학)
“아주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것인데 몇몇 생물학 교과서에 나오는 설명이 틀렸기 때문에 진화론 전체가 잘못된 이론이라고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비판이 아닙니다. 후추나방의 경우 잘못된 그림이나 사진이 (교과서에) 기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는 그런 그림들은 빼버리라고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적설계론이 개신교를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적설계론을 통해 신이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증거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적설계론을 기존 창조과학에 한 대안으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종교적인 성격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독교 측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신은 그 같은 방법으로 설명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적설계론을 종교적인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오히려 신의 존재 자체를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런던 킹스칼리지 신학)
“지적설계론을 종교적 목적으로 이용할 때 (신학적으로) 많은 위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면 10년 15년 혹은 20년 후 과거에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과학이 설명하면 더는 신의 존재를 주장할 수 없게 되겠죠.”
지적설계론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그것이 과학인가 혹은 과학에 이름을 한 종교활동인가 하는 점이다. 지적설계론에서는 자신들은 과학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에 진화론자들은 설계자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으므로 과학이 아니라고 말한다.
에드워드 윌슨(하버드대 생물학)
“(지적설계론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어요. 전혀 증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외부로부터의 초자연적인 힘으로 (생명이) 설계되었다고 얘기했는데 그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없죠.”
대니얼 C. 데닛(터프츠대 과학철학)
“만약 그것이 과학이라면 아주 해로운 과학이죠. 절대 주목받아서는 안 되는 과학입니다. 물론 과학에도 아주 해로운 과학이 있고 (지적설계론이)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아니면 종교일 수도 있고요.”
윌리엄 뎀스키(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 수학, 철학)
“저는 지적설계론이 종교적인 무언가를 이끌어낸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어떤 학문을 깎아내릴 때 그것을 종교라고 말합니다. 지적설계는 그런 말을 들을 필요가 없고 과학 안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을 둘러싼 논쟁은 세상을 바라보는 신념과 관련이 있다. 그러기에 양보할 수 없는 논쟁이기도 하다. 이 논쟁이 쉽게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윌리엄 뎀스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정신이 먼저인가 물질이 먼저인가입니다. 어떤 것이 궁극적이냐는 것이죠. (둘 중) 무엇을 택하는가에 따라 사회와 문화를 바라보는 매우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됩니다.”
제리 코인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생각하는 종교가 존재하는 이상 어디에서건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더 심해지는 곳도 있죠.”
마이클 루스
“진화․창조의 논쟁은 과학이나 종교의 영역이 아니라 문화 간의 충돌입니다. 진화는 문화의 한쪽을 대변하고 창조론, 지적설계론은 다른 쪽을 대변합니다. 진화․창조 논쟁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논쟁이 과학과 종교 영역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진화론이 세상에 나온 지 150년. 하지만 생명이 설계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앞으로 또 다시 150년이 지난 후에도 이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 저작권은 EBS 교육방송에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절대로' 상업적인 용도로는 금합니다. 학습과 지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올려놓는 것이니 이 점 꼭 지켜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
2부에서 다뤄질 내용
1. 사람은 왜 신을 믿는가?
2. 우리의 마음과 도덕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3. 진화론과 종교의 뜨거운 논쟁
--------------------------------------------------------------------
이와 함께 읽은 책 목록을 살펴보면
1. <눈먼 시계공>(사이언스북스, 2004)
2. <심판대의 다윈(지적 설계 논쟁)>(까치, 2006)
3. <다윈의 블랙박스>(풀빛, 2001)
1) 20세기의 사상, 유전학 연구, 진화론, 인간진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수학교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10세 때부터 키예프에서 살았고, 키예프대학에서 교수로 있었다(1917~21). 1924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거처를 옮겼다. 1927년 그는 토머스 헌트 모건과 함께 연구하기 위해서 록펠러 펠로(Rockefeller Fellow)로서 뉴욕 시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에 갔다. 모건과 함께 패서디나에 있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1937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1940년에 컬럼비아대학교로 다시 돌아와 1962년까지 동물학 교수로 있었고, 그후 록펠러 연구소(지금의 록펠러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은퇴한 후 1971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데이비스)로 갔다.
1920~35년 수학자와 실험자들은 다윈의 진화와 멘델 유전학을 종합하는 학설에 대한 기본원리에 전념하기 시작했는데, 도브잔스키는 초창기부터 이런 계획에 참여했다. 그의 저서인 〈유전학과 종의 기원 Genetics and the Origin of Species〉(1937)은 이 주제에 대해 최초로 실질적인 통합을 한 것으로 진화유전학을 독립적인 분야로 확립시켰다. 1930년대까지 일반적으로 갖고 있던 견해는, 자연선택이 최선에 가장 가까운 것을 만들어내며 이런 변화는 한 세대에 나타나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쳐 드물고 느리게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도브잔스키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이런 견해에 변화를 준 것이었다. 초파리의 한 종인 드로소필라 프슈도옵스쿠라(Drosophila pseudoobscura)의 야생개체군을 관찰하여 광범위한 유전적 변이성을 발견하였고, 1940년경 어떤 일정 지역의 개체군에서는 특정 유전자들이 계절에 따라 그 빈도가 규칙적으로 변한다는 증거들을 얻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가 봄에는 개체군 내의 모든 개체 중 40%에서 나타나지만, 늦여름이 되면서 같은 염색체좌에 있는 다른 유전자를 희생시켜 60%까지 증가하고, 겨울을 나면 다시 40%가 된다는 것이다. 초파리의 한 세대가 1개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변화는 빠른 것이며, 이는 서로 다른 기후 조건 아래에서 여러 형태를 보이는 생식적 적응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또 도브잔스키는 새로운 먹이를 계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작은 시험관 안에서 여러 해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실험개체군에서 많은 변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고, 또다른 실험에서는 유전적으로 이형인 것이 동형인 것보다 생존과 생식에서 더 우월하다고 밝혔다.
이형접합자의 우월성이 개체군 내 유전자의 양쪽 쌍을 모두 보존시켜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는 새로 나타난 유전자는 처음에는 드물고, 다음 세대의 개체들이 양친의 양쪽 모두로부터 이런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으며 개체군 내에 좀더 널리 퍼질 수 있는 유전자만이 '좋은 혼합형', 즉 적은 숫자의 유전자가 개체군 내의 다른 유전자와 무작위로 결합되었을 때 우월한 유전자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풀). 그가 제안한 유전자 체계는 환경조건이 변한다면 자연선택에 반응하여 매우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각 세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유전자형 중에서 많은 것들이 환경에 적응하고 더 많은 후손을 남기게 됨으로써 이 유전자들은 다음 세대에서 좀더 흔히 볼 수 있게 된다. 반면에, 대부분의 유전자 변이가 드물게 일어나는 상당히 균일한 개체군을 가정한 그 이전의 생각에 의하면, 변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일반적으로 되기에는 더욱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지역적 개체군들은 수가 감소할 위험성과 심지어는 절멸할 위험성까지도 있다.
그의 또다른 중요한 업적은 종분화를 다룬 것인데, 이 과정으로 1종은 시간에 따라 단순히 특징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2종 이상으로 갈라진다. 그는 연구를 인류유전학과 인류고생물학으로 확장하여 인간의 가계에 관해서도 서적을 남겼다. 〈유전학과 종의 기원〉이 생물진화에 큰 영향을 주었듯이 〈인류진화 Mankind Evolving〉(1962)는 인류진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자연철학적 경향과 인류진화가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데 대한 그의 관심은 마침내 인간의 본성과, 삶과 죽음의 목적에 대한 견해로 그를 유도해갔다. 이런 견해들은 〈인간 자유의 생물학적 기초 The Biological Basis of Human Freedom〉(1956)·〈궁극적 관심인 생물학 The Biology of Ultimate Concern〉(1967) 등에 담겨 있다. 〈진화과정의 유전학 Genetics of the Evolutionary Process〉(1970)은 33년 에 걸친 그의 진화 연구의 과학적 진행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실험 생물학자와 저술가로서 뿐만 아니라 야외 연구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티에라델푸에고까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채집활동을 했다. 또한 감동적인 강연가이며 교수였던 그는 많은 해외 학자들의 방문을 끊임없이 받았는데, 그들은 그로부터 많은 연구 경험을 배워갔다. 1918년부터 400편이 넘는 연구 논문을 냈는데, 이는 현대 진화론의 실질적인 증거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그의 탁월성은 문헌상에서 실험적·이론적 자료들을 취사선택하여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견해로 종합하는 능력에 있었다.
출처 :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05d0405a
2) 1989년도 미국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용으로 출간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란 용어를 최초로 사용.
3) 1996년 출간된 책으로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라는 지적설계론의 핵심주장 소개. 4) 생물의 각각의 구조나 부품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만 제대로 기능한다고 주장하는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