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하버드 특강 "정의" - 3부 자유지상주의와 세금

다니엘22 2011. 9. 5. 04:19

 

3강. 자유지상주의와 세금

(Free to Choose/Who Owns Me?)

 

<개요>

 

세 번째 시간에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해 알아본다. 개개인을 공동체 행복의 도구로 보는 공리주의와 달리 자유지상주의는 개인의 자유권을 근원적인 권리로 본다. 개개인은 개별적 존재이고, 사회가 의도하는 일에 이용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자유지상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로버트 노직은 국가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주장하는 최소국가는 시민보호를 위한 온정주의적 법률에 반대하고, 도덕법에 반대하며, 부의 재분배에 반대한다. 안전띠나 오토바이 헬멧 착용을 법으로 강제하는 건 잘못일까? 동성애자의 성적 접촉을 법으로 금지하는 건 잘못일까? 국방, 치안, 사법제도 이외의 목적을 위해 세금을 거두고 사용하는 건 잘못일까?

 

노직은 세금이란 개인의 소득을 가져가는 것이고, 그건 강제노동과 다르지 않으며, 그건 노예상태와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자유지상주의에 깔린 기본개념 ‘내가 나의 주인이다’가 나온다. 세금은 자기소유의 원칙을 위반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가난한 사람한테는 돈이 더 절실하고, 민주사회의 피통치자가 동의한 징세는 강압행위가 아니며, 성공한 사람들은 사회에 빚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자유지상주의는 공리주의의 부작용을 해결하려고 했다. 개인을 집단의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가 나의 주인이라는 자기소유의 개념에 호소한 것이다. 자유에 대한 권리를 절대적인 것으로 보는 자유지상주의는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빌 게이츠나 마이클 조던 같은 이들한테 세금을 물려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지 함께 생각해보자.

 

<강의 내용>

 

지난 시간 후반부에 우리는 벤담의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존 스튜어트 밀이 한 답변을 살펴봤습니다. 공리주의에서 밀이 비판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공리주의의 테두리 안에서도 고급과 저급쾌락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가치의 질적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심슨가족과 셰익스피어로 밀의 주장을 시험해봤습니다. 실험 결과는 밀의 구분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였죠. 왜냐하면 여러분 중 다수가 심슨가족을 더 좋아하지만 셰익스피어가 더 수준 높고 가치 있는 쾌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실험이 밀한테 묻고 싶은 딜레마죠. 밀이 특히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개인의 권리와 정의는 어떻습니까?

 

<공리주의> 5장에 나오는 설명이죠. 밀은 개인의 권리가 특별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도덕 중에서도 정의는 가장 신성하고 가장 구속력이 강한 부분이다” 하지만 밀의 옹호를 똑같은 말로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왜 정의는 도덕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구속력이 강한 부분일까요? 밀은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가 정의와 권리를 존중하며 사회 전반이 더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어떻습니까? 예외적인 경우가 있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인의 권리를 짓밟는 것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사람을 이용해도 좋을까요? 정의와 권리에 대한 밀의 생각에 다른 반박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공리주의 논리가 밀의 주장대로 작용한다고 상상해봅시다.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결국은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입니다. 그게 올바른 이유일까요? 단지 그 때문에 사람을 존중해야 할까요? 의사가 검진을 받으러 온 건강한 사람의 장기를 몰래 빼내서 5명을 구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 일을 알고 검진을 받지 않을 지도 모르죠. 그게 바른 이유일까요? 단지 그 때문에 의사인 여러분은 건강한 환자의 장기를 빼내면 안 될까요? ‘이 환자를 이렇게 이용하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몰라’ 이렇게 생각하세요? 개개인에 대한 근원적 존중과 관계된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 그런 이유가 중요하다면 밀의 공리주의 역시 그것을 고려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밀의 공리주의 옹호에 대한 이 두 가지 우려, 혹은 반박을 잘 검토하기 위해 우리는 좀 더 나아가야 합니다. 가치 있고 고급쾌락의 경우를 보죠.

 

좋은 삶에 관한 이론 중에서 독립적인 도덕적 기준을 제공해 쾌락의 가치를 판단해 주는 것이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어떤 이론일까요? 그게 첫 번째 질문입니다. 정의와 권리의 문제를 다룰 때 밀이 암묵적으로 인간 존엄성, 개인 존중 등 엄밀히 말해 공리주의적이지 않은 개념에 기댄다면 우리는 권리에 대한 더 강력한 이론이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말까지도 동의하는 직관을 설명해 주는 이론을 말입니다. 그 직관은 개인을 존중하고 이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장기적인 공리 이상의 것이라고 말하죠.

 

오늘 우리는 권리에 대한 강력한 이론 중 하나를 살펴볼 겁니다. 권리를 강하게 옹호하는 이론은 말하죠. ‘기인이 중요한 건, 더 큰 사회적 목적이나 공리극대화에 사용되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은 독립된 존재로, 존중받을 가치를 지닌 개별적 생명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권리를 강하게 옹호하는 이론들에 따르면, 단순히 기호와 가치들을 더해 정의와 법을 결정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권리를 강하게 옹호하는 이론 중 오늘은 자유지상주의를 살펴봅시다.

 

자유지상주의는 개인의 권리를 중시합니다. ‘자유지상주의’란 이름은 자유권을 개인이 타고난 권리로 보는 데서 나왔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이지 사회가 원하거나 의도하는 일에 사용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개인, 즉 개별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타고난 자유권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삶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죠. 다른 사람의 권리를 똑같이 존중한다면 말입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사상이죠.

 

로버트 노직은 우리가 읽을 자유지상주의 철학자 중 한 명인데 그 사상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개인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 권리들은 강력하고 광범위해서 국가가 할 일이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나 국가의 역할에 대해 자유지상주의는 어떤 얘기를 할까요? 대부분의 현대국가가 하는 일 중에서 자유지상주의가 불합리하고 정당하지 않다고 보는 건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온정주의적인 법률입니다. 시민 보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죠. 안전띠나 오토바이 헬멧 착용을 강제하는 법이 그 예입니다. 자유지상주의는 말합니다. ‘안전띠 착용이 좋은 일이기는 하겠지만 그건 개인한테 맡길 일이며 국가 혹은 정부가 안전띠를 매도록 법률로 강제하는 건 옳지 않다’ 강압행위라는 것이죠. 이런 온정주의적 입법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로 옳지 않은 건 도덕법입니다. 많은 법은 시민의 미덕을 장려하거나 사회 전체의 도덕적 가치를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유지상주의는 이 또한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도덕 함양이란 명분으로 제정된 법의 고전적인 예를 들어봅시다.

 

바로 동성애자들의 성적 접촉을 금지하는 법이죠. 자유지상주의자는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없고 남의 권리를 해치지도 않으니 국가는 그 문제 전체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덕을 장려하거나 도덕법을 제정하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죠. 자유지상주의의 철학이 배제하는 세 번째 법 혹은 정책은 세금이나 그 외의 정책을 통해 부자의 소득이나 부를 가난한 사람에게 재분해 하는 일입니다. 자유지상주의는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재분배는 일종의 강압행위다. 심지어 절도로도 볼 수 있다. 국가 혹은 민주사회에 경우에 도둑은 다수이고 피해자는 능력이 뛰어나고 돈을 잘 버는 사람이다.’

 

■ 정부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의 관점

 

1. 온정주의 법률 반대

2. 도덕법 반대

3. 소득 재분배 반대

 

로버트 노직을 비롯한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최소국가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최소국가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 즉 국방과 치안유지, 계약집행과 소유권 유지를 강제할 사법제도 이외의 목적엔 사용되지 않죠. 자유지상주의의 세 번째 특징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동의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죠.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에서의 부의 분배만 생각해봅시다. 부의 분배라는 측면에서 미국은 선진민주국가 중 가장 불평등한 축에 듭니다. 그것이 정당할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자유지상주의자는 뭐라고 말합니까? 이렇게 말하죠. ‘당신이 말한 사실만 갖고서는 그 분배가 정당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없다. 분배 경향이나 결과만 봐서는 정당한지 부당한지를 알 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를 봐야 한다. 최종적인 상태나 결과만 봐서는 안 된다. 두 가지 원칙 원칙을 봐야 한다.

 

첫째는 획득 방식의 정당성, 혹은 초기 소유물의 정당성입니다. 즉 이걸 물어야 한다는 것이죠.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한 자원이 정당한 것이었는가? 초기 소유물이 정의롭게 획득됐나?’라고 물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 돈을 벌게 해준 토지나 공장 물건이 훔친 것은 아니었는가?’ 훔친 게 아니라면, 즉 돈벌이 수단이 정당한 것이라면 첫 번째 원칙은 충족됩니다. 두 번째 원칙은 이것입니다. ‘자유로운 동의에 의해 얻은 재산인가?’ 시장에서의 매매나 거래로 재산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죠. 이처럼 정의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사상은 자유시장의 정의에 잘 부합됩니다. 돈을 번 수단이 정당했다면, 즉 훔치지 않았다면, 그리고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매매로 재산을 얻었다면, 그 재산은 정당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당하지 않습니다.

 

■ 로버트 노직 : 소득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1. 획득방식(초기소유물)의 정당성

2. 교환에 있어서의 정당성(자유시장)

 

이제 토론에 올릴 문제를 한정하기 위해 실제의 예를 들어보죠. 미국 최고의 부자는 누구입니까? 세계 최고의 부자가 누구죠? 빌게이츠요. 네, 빌 게이츠입니다. 이 사람이죠. 사진이 마음에 드나보네요. 빌 게이츠의 재산은 얼마나 되죠? 아는 분 없습니까? 엄청난 액수죠. 클린턴 시절, 정치기부금 관련 논쟁이 있었습니다. 거액 후원자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하룻밤을 묵을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죠. 2만 5000달러 이상의 기부자였을 겁니다. 어떤 사람이 백악관에서 묵어간 인물들의 평균 기부액을 바탕으로 계산을 했더니 빌 게이츠의 재산은 6만 6000년간 백악관에서 묵을 수 있는 액수로 나왔죠. 어떤 사람은 빌 게이츠의 시간당 수입을 계산해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 이후에 빌 게이츠가 하루 14시간을 일했다고 가정하고 계산을 했죠. 적당한 추측일 겁니다. 그 시간으로 빌 게이츠의 자산을 나눴더니 150달러가 넘는 수입이 나왔습니다. 단위는 시간이 아닙니다. 분도 아니죠. 1초에 150달러 이상을 번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애기죠. 빌 게이츠가 출근을 하는 길에, 길에 떨어진 100달러 지폐를 본다고 해도 줍는 데 시간을 들일 가치가 없는 겁니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이렇게 말하겠죠. ‘그렇게 부유한 사람들한테는 세금을 거둬서 형편이 나쁜 사람들을 도와야 해. 가난한 사람들한테는 교육이나 식료품, 주택이 필요하니까. 그 돈은 빌 게이츠보다 그 사람들한테 더 절실해.’ 공리주의자라면 뭐라고 말할까요? 그들은 어떤 조세제도를 선호할까요? 아마 당장 부를 재분배해버릴 겁니다. 그렇겠죠? 진정한 공리주의자라면 이렇게 말하겠죠. ‘큰돈을 가져가는 것도 아니잖아 빌 게이츠는 눈치도 못 챌 거야.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복지는 엄청나게 개선되지.’

 

 

하지만 아시다시피 자유지상주의 이론은 기호와 만족을 그렇게 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개인을 존중해야 하고 그 돈이 공정하게 번 것이라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재산 획득과 교환에 관한 정의 원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세금을 거두는 건 옳지 않은 일종의 강압행위라는 얘기죠. 빌 게이츠만큼 부자는 아니지만 마이클 조던도 상당한 재산가입니다. 마이클 조던 사진도 볼까요? 여기 있습니다. 조던의 1년 소득은 3100만 달러였고 나이키 등의 광고를 통해 4700만 달러를 추가로 벌었습니다. 그러니까 총 수입이 1년에 7800만 달러였죠. 정부가 마이클 조던의 수입 중에서 3분 1을 거둬서 빈민한테 식료품, 의료혜택, 주택, 교육을 제공하는 건 강압행위입니다.

 

정당하지가 않아요. 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죠. 그래서 제분배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에 동의하는 분, 손을 들어주세요.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이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부의 재분배는 잘못일까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 동의하지 않는 다는 의견부터 들어보죠. 재분배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의 생각은 어떤 점이 잘못됐을까요?

 

● 토론

 

- 말씀하세요.

- 제 생각에 마이클 조던 같은 사람들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남들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대한 의무도 더 크고 재분배로 돌려줘야 할 것도 많죠. 마이클 조던은 열심히 운동했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12, 14시간 세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돈은 조던이 더 많이 벌죠. 조던이 큰돈을 번 이유는 열심히 운동했기 때문만이 아닐 거예요.

 

- 이제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옹호를 들어봅시다. 부자한테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왜 잘못일까요? 말씀하세요.

- 제 이름은 조이고, 스케이트보드를 수집하죠. 저는 스케이트보드를 100개를 샀고 우리 공동체엔 100명이 산다고 해봅시다. 스케이트보드를 가진 건 저 뿐인데 갑자기 그걸 갖고 싶어진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와서 스케이트보드 99개를 가져간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에서는 부정을 간과하거나 용서하는 게 필요해질 겁니다. 파커를 죽여서 먹은 경우처럼 말이죠. 죽기 직전의 상황에 처하면 부정을 간과하는 게 필요하겠지만 타인의 소유물이나 재산을 빼앗는 게 옳지 않다는 건 늘 명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 마이클 조던한테 33%의 세율을 매기는 건 그 목적이 배고픈 사람을 먹이는 좋은 일이라고 해도 절도라는 말이죠?

- 정당하지 않은 절도라고 봅니다. 하지만 절도를 묵인하는 게 필요한 수도 있겠죠.

- 그래도 절도다?

- 그렇습니다.

- 어째서 절도죠? 어째서 그게 수집해둔 스케이트보드의 경우하고 비슷하죠?

- 왜냐하면 제 생각에는 그리고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생각에는 정당하게 번 돈이기 때문에 그건 마이클 조던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걸 빼앗는 건 명백하게 절도죠.

 

- 좋습니다. 조의 의견에 할 말이 있는 분? 네 말씀하세요.

- 스케이트보드하고는 좀 다르지 않나요? 정부가 조의 스케이트보드 100개 중 99개를 가져가는 것하고는 달라 보여요. 조한테는 365개가 넘는, 평생을 신어도 남을 정도의 스케이트보드가 있는데 정부가 일부를 가져가려는 것과 비슷하죠. 만약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정부가 부를 재분배하지 않아서 사람들의 재산 축적이 더 쉽다면 동등한 출발점에서 시작하지 못한 이들은 어떨까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이 가상의 상황에서 그 사람들은 평생을 고생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 학생이 걱정하는 건 일정한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가 최저소득층에 낙오된다면 진정한 기회균등도 불가능하다는 점이군요. 알겠습니다.

 

세금 징수가 절도라는 생각에서 로버트 노직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물론 그게 절도라는 점에도 동의하죠. 노직은 더 엄격합니다. 조는 절도라 해도 극단적인 경우에는 정당하고 말했죠. 굶주린 가족을 위해 부모가 빵 하나를 훔치는 건 정당화 될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를 뭐라고 부르고 싶나요. 조? 온정적인 사이비자유지상주의자? 노직은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징세는 소득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 노동의 성과를 가져가는 것이다. 내 소득이나 노동의 성과를 가져갈 권리를 갖고 있다는 국가의 주장에 따르면 그 권리는 도덕적으로 내 노동의 일부를 요구할 권리와 같지 않은가? 그러므로 세금징수는 도덕적으로 사실상 강제노동과 같다. 강제노동은 여가와 시간 노고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네가 노동을 해서 번 돈을 세금이 빼앗아 가는 것도 다르지 않다.’

 

로버트 노직을 비롯한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 재분배를 위한 징세는 조의 말처럼 절도 행위입니다. 절도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는 몇 시간의 생명과 노동을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과도 같다고 주장하죠. 도덕적으로 강제노동과 같다는 것입니다. 내 노동의 성과를 요구할 수 있다는 건 국가가 내 노동 자체에 대한 권리도 가진다는 뜻입니다. 강제노동은 무엇입니까? 로버트 노직은 강제노동이 노예상태라고 지적하죠. 내가 내 노동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는 건 정부나 정치공동체가 내 일부의 주인이라는 의미입니다. 국가가 내 일부의 주인이라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건 바로 나는 노예이고 나의 주인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 추론을 따라가 보면 우리는 근본 원칙에 다다르게 됩니다. 자유지상주의가 권리를 논할 때 그 바탕에 깔린 원칙은 무엇일까요? 내가 나의 주인이란 생각입니다. 자기 소유의 개념이죠. 권리를 진지하게 생각해 사람을 단순한 욕망의 복합체로만 보지 않을 경우 우리가 향하게 될 근본적인 도덕 개념은 내가 나의 주인, 소유자라는 개념입니다. 그게 바로 공리주의의 오류이고 건강한 환자한테서 장기를 빼내는 게 잘못인 이유입니다. 당신은 환자의 주인이 당신이나 공동체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의 주인은 자신이죠. 때문에 우리를 스스로의 행동에서 보호하려고 법을 만드는 것도 잘못이고 어떻게 살고 어떤 미덕을 준수해야 하는 지 지시하는 것도 잘못이고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부자한테 세금을 물리는 것도 잘못입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을 돕는다는 좋은 명분이 있다 해도 말이죠. 자선을 베풀라고 부탁하는 건 괜찮지만 징세는 강제노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이클 조던한테 다음 주 시합에 모두 결장하고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을 도우러 가라고 명령할 수 있습니까? 도덕적으로 그 둘은 같습니다. 토론 주제에 걸린 건 이렇게 많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유지상주의의 주장에 대한 반박 몇 가지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유지상주의를 거부하려면 그 논리의 사슬을 깨야 합니다. ‘네 소득을 가져가는 것은 네 노동을 가져가는 것이고 그것은 나를 노예로 만드는 것이다’라는 논리죠. 그 말에 동의하지는 않는 다 해도 자기소유 개념은 인정해야 할 겁니다.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반대의견을 모아주세요. 다음시간엔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세금에 반대하는 로버트 노직의 주장

 

징세 = 소득을 가져가는 것

소득을 가져가는 것 = 강제노동

강제노동 = 노예상태

자기 소유 원칙의 위반

 

------------------------------------------------------------------------------------------------

 

지난 시간 우리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해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 소득 재분배에 대한 찬반토론을 재개하고 싶습니다. 그 전에 최소국가에 대해 한 가지만 더 얘기하죠. 자유지상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정부의 기능이라고 당연시 되는 것 중 다수가 정부의 적절한 기능이 아니라 온정주의적 법률이라고 말이죠. 그가 제시한 예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그는 말하죠. ‘돈을 버는 동안 퇴직 후를 대비해 돈을 모으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정부가 그걸 강제하는 건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고 옳지 않다. 퇴직 후를 위해 원하든 원치 않든 돈을 모으라고 강제하는 건 잘못이다.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쓴 채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궁핍하게 보내고 싶어 한다면 그건 그들이 선택할 문제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위험을 감수하게 놔둬야 한다.’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하는 최소국가는 사회보장제도에도 반대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치안이나 화재진압 같은 공공재도 공공서비스가 아니면 무임승차란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화재진압 같은 공공재 역시 서비스를 제한할 방법은 있습니다. 최근 저는 민간 소방회사인 아칸소 주 세일럼 소방조합 관련기사를 읽었습니다. 주민들은 세일럼 소방조합에 가입하고 연회비를 냅니다. 그리고 집에 불이 나면 소방수들이 와서 불을 꺼주죠. 아무 집이나 불을 꺼주지는 않습니다. 불을 꺼주는 경우는 조합원의 집에 불이 나거나 불에 번지기 시작해 조합원의 집을 위협할 때뿐이죠. 신문기사는 현 집주인의 얘기를 다뤘습니다. 과거엔 이 조합에 연회비를 납부하다가 가입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사람의 집에 불이 난 것입니다. 세일럼 소방조합은 트럭을 타고 와서 집이 타는 걸 봤습니다. 불이 번지지 않게 조치만 취했죠. 집주인은 소방서장한테 물었습니다. 정확히 소방서장이 아니라 CEO죠.

 

이렇게 물었죠.

“소장방비를 들고 어떻게 집이 타는 걸 구경만 할 수 있습니까?”

대답은 이랬습니다.

“재산에 위험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면 물러서야 합니다. 그게 우리 규정입니다. 모든 화재를 다 진압해주면 조합원들이 얻는 혜택이 없을 테니까요.”

집주인은 화재현장에서 가입기간을 연장하려고 했습니다. 소방회사 사장은 거부하며 말했습니다.

“차를 부숴놓고 보험에 가입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우리가 정부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공공재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따로따로 떼어내 돈을 내는 사람들한테만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유지상주의의 온정주의 반대와 공공재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재분배에 대한 논쟁으로 돌아갑시다. 자유지상주의가 최소국가를 옹호하는 바탕에는 강압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 강압은 어디가 잘못된 걸까요? 자유지상주의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개인에게 강요를 하고 전체의 복지를 위해 이용하는 것은 근원적인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 그 근원적 사실은 나의 주인은 나라는 자기 소유의 개념이다.’ 재분배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자들의 반론은 내가 나의 주인이라는 근원적 개념에서 시작됩니다.

 

로버트 노직의 말에 따르면, 만약 사회 전체가 빌 게이츠나 마이클 조던한테 부의 일부를 세금으로 거둔다면 사회는 게이츠나 조던한테 집단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소유라는 근본적 원칙에 대한 위반이죠.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반박은 이미 몇 가지 들어봤습니다. 오늘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이곳의 자유지상주의자들한테 반박에 답할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몇 명은 이미 자신이 자유지상주의자임을 밝혔고 기꺼이 제기된 반박들에 대해서 답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자유지상주의자이고 그 사상을 위해 나서겠다는 분은 손을 드세요. 자유지상주의를 옹호하고 반박에 답을 해줄 분입니다.

 

● 토론

 

- 이름이 뭐죠?

- 알렉스 해리스입니다.

- 유명 블로그 운영자하고 이름이 같군요. 좋습니다. 일어서서 이리로 오세요. 이쪽에 자유지상주의자 동네를 만듭시다. 여기 동참할 다른 자유지상주의 없습니까? 이름이 뭐죠?

- 존 셰필드입니다.

- 알겠습니다. 또 동참하실 분? 용감한 자유지상주의자 또 없나요? 이름이 뭐죠?

- 줄리아 로토입니다.

- 그렇군요. 줄리아도 저리고 가 주세요.

- 자유지상주의 팀은 줄리아, 존, 알렉스입니다. 자유지상주의의 팀이 저기 모이는 동안 저는 요점 정리를 해드리죠. 강의 시간이나 웹 사이트에서 제기된 주요 반박들입니다. 첫 번째 반박은 이거죠. 저도 내려가서 자유지상주의 팀하고 얘기해볼 겁니다. 첫 번째 반박은 가난한 사람들한테 돈이 더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당연하죠. 빌 게이츠나 마이클 조던보다 훨씬 더 돈이 절실할 겁니다. 둘째는 세금납부하고 노예가 되는 건 다르다는 것이죠. 민주사회에는 노예소유주가 없습니다. 결정을 내리는 건 의회죠. 민주주의는... 알렉스는 벌써 미소를 짓네요. 이런 반박에 답할 자신이 있다는 얘기죠? 피통치자의 동의에 의한 징세는 강압행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셋째,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빌 게이츠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빚을 사회에 지고 있다. 그러니 세금으로 갚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돈이 더 절실하다는 첫 번째 반박에 대답하실 분?

 

- 좋습니다. 이름이 뭐였죠?

- 존입니다.

- 마이크 들어드릴 테니 말씀하세요.

- 물론 가난한 사람한테 돈이 더 절실하죠. 저도 필요합니다. 빌 게이츠가 100만 달러, 아니 1000달러만 줘도 잘 쓰겠어요. 하지만 부의 재분배가 이득을 준다 해도 애초의 재산권 침해를 정당화 할 수는 없죠. ‘가난한 이들한테 돈이 더 절실하다’는 반박 어디를 살펴봐도 우리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원칙을 뒤집을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했어요. 그러니까 좋든 싫든 심지어 몇몇의 생존에 필요하다고 해도 재산권 침해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 좋습니다.

- 가난한 이를 도울 방법이 또 있어요. 개인적인 자선사업이죠.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에서도...

- 원하면 자선단체가 기부해라.

- 그렇습니다.

- 어쨌든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

- 그렇죠.

- 강요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건 잘못이다.

- 그렇습니다.

 

- 나머지 두 사람도 답변에 만족하나요? 덧붙일 말은 없습니까? 좋아요. 말씀하세요. 줄리 맞죠?

- 줄리아입니다. 덧붙이고 싶은 건 뭔가를 필요로 하는 것과 받을 자격이 있는 건 다르다고 봐요.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모두의 욕구가 충족되겠지만 우리 ‘사회 전체로서의 우리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묻고 있어요.

- 가난한 사람들은 마이클 조던이 낸 세금에서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나요?

- 우리를 여기 모이게 한 추론에 따르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거기에 대해 줄리아를 조금 더 몰아붙여 보죠.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들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그 사람들의 경우에도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으니까 세금으로 마련한 연방 정부의 지원금을 주지 말아야 할까요?

- 어려운 문제네요. 그 경우는 도움이 필요하지만 받을 자격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절심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건 인정합니다. 음식이나 집이 없는 경우엔 도움이 꼭 필요하죠.

- 그러니까 필요한 것과 받을 자격이 있는 건 다르다는 말이죠?

- 그렇습니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할 분?

 

- 말씀하세요. 첫 번째 논점으로 돌아가 보죠. 존은 개인의 재산권에 대해 말했는데 재산권은 정부가 입증하고 지켜줍니다. 그게 민주정부이고 우리한테는 그런 권리를 지켜줄 대리인들이 있어요. 그런 체제로 운영되는 사회에 산다면 당연히 세금으로 거둔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도 정부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정부의 동의로 집행되는 것이니까요.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렇게 굴러가는 사회에 살 필요가 없죠.

- 알겠습니다. 이름이 뭐죠?

- 라울입니다. 라울이 지적하고 호소한 건 두 번째 반박과 같습니다. ‘피통치자의 동의에 의한 징세는 강압행위가 아니며 합법적이다.’ 빌 게이츠와 마이클 조던은 미국시민이고 의회의원 선거에 참여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정책에 따른 신념을 보고 투표를 하죠. 여기에 대해 답변할 분? 말씀하세요. 존

 

- 자유지상주의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상위 10%가 하위 10%에게 뭘 해줘야 하는지를 중간의 80%가 결정해서입니다.

- 잠깐만요. 그게 다수 아닌가요? 존은 민주주의를 믿지 않나요?

- 믿기는 하지만 일부 경우에는...

- 80%와 10%, 다수라는 얘기를 했는데

- 그게 다수의 지배 아닌가요?

- 그 말은 맞지만...

- 민주주의죠. 민주주의에 반대하나요?

- 민주주의에는 찬성하지만 잠깐만요. 민주주의와 군중의 지배는 다릅니다.

- 군중의 지배요?

- 네, 군중의 지배죠.

- 하지만 열린사회에서는 대표자들한테 자신의 의사를 전할 수가 있습니다. 피통치자 중 다수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그 사회에 살기로 결졍한 건 자신이죠. 그러니까 다수의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 알렉스는 민주주의와 관련된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죠?

- 의회에 보낼 대표자를 뽑을 때 내가 가지는 1/50만의 결정권이 내 재산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결정권과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 그냥 물통에 든 물 한 방울이죠.

- 투표도 소용없을 수 있고요.

- 그렇습니다. 세금을 낼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은 내게 없다는 얘기죠. 세금을 내지 않으면 감옥에 갇히거나 나라 밖으로 추방을 당할 테니까요.

- 알렉스, 제가 민주주의를 잠깐 옹호해도 되겠죠?

- 제 말을 듣고 생각을 들려주세요. 우리는 언론자유가 보장된 민주사회에 삽니다. 정견발표회장에 나서 세금이 나쁘다고 동료 시민들을 설득해 다수의 지지를 받는 건 어떨까요?

- 2억 8천만 명을 설득한 다음에야 내 권리를 행사하고 자기소유의 개념을 지킬 수 있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2억 8천만을 설득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죠.

- 민주주의 전반에 반대한다는 말인가요?

- 전 제한된 형태의 민주주의를 믿습니다.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의 범위를 헌 번이 엄격하게 정해놓은 민주주의죠.

 

- 그러니까 민주주의는 좋지만 기본권들은 다수결에서 빼자는 말이군요. 제가 보기에 알렉스는 정견발표회에 가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한 가지 주장을 보태드리죠. 경제에 관한 논쟁, 즉 세금 얘기는 잠시 놔두고 종교적 자유에 대한 개인의 권리가 위기에 처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럼 알렉스는 정견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투표결과에 따라 개인의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동의하실 겁니다.”

- 맞습니다. 그래서 한번 수정조항이 있고 미국 헌법을 바꾸는 게 어려운 거죠.

- 그러니까 알렉스 말은 사유재산권이, 즉 재분배를 막고 자신의 재산을 지킬 마이클 조던의 권리가 아주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언론자유나 종교자유에 대한 권리처럼 다수결로 억누를 수 없다는 얘기죠?

- 네, 언론자유에 대한 권리가 존재하는 건 자신을 소유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존재하죠.

- 좋아요. 잘 알겠습니다.

 

- 이제 민주주의와 관련해 나온 얘기에 대해서 의견을 들어보죠. 말씀하세요.

- 종교와 경제를 같이 놓고 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는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사회에 산 덕분에 많은 돈을 벌었어요. 정부가 세금을 이용해 가난한 10%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경찰의 범죄예방 업무에는 더 많은 돈이 들 겁니다. 그러니까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여러분이 말하는 최소정부가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죠.

- 이름이 뭔가요?

- 애나입니다.

- 애나한테는 이걸 물어봅시다. 종교적 자유에 관한 기본권은 알렉스가 주장하는 기본권과 어째서 다르죠? 사유재산과 소득을 지킬 권리 말입니다. 두 권리의 차이는 뭘까요?

-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리고 재산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사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종교적 권리와 다르죠. 종교생활은 집에서 개인적으로 할 수도 있어요. 개인적인 종교생활은 주변 사람한테 영향을 주지 않죠. 하지만 제가 극도로 가난하다면 가족을 먹이려고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르고 그런 남들한테 영향을 미칩니다.

- 좋아요. 고맙습니다.

 

- 굶주리는 가족을 먹이려고 빵 하나를 훔치는 건 잘못일까요?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잠깐 투표를 해봅시다. 존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죠?

- 재산권 침해니까 잘못이죠.

- 굶주리는 가족을 먹일 건데도요?

- 절도 말고도 방법은 있어요. 잠깐만요. 웃지 말고 들어보세요. 절도를 정당화하기 전에 우리가 동의한 기존의 권리가 침해를 당하는 지부터 살펴봐야죠. 자기 소유의 권리와 재산권 말입니다. 우리는 재산권에 동의하니까요.

- 그게 절도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즉 문제는 재산권이 아니죠.

- 굶주리는 가족을 먹이기 위해서라고 해도 절도가 나쁜 이유를 말해주세요.

- 교수님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제 대답과 같습니다. 행동 때문에 발생하는 이익이 행동 자체를 정당화 시키지는 못하죠.

- 줄리아의 생각은 어떤가요? 굶주리는 가족을 먹이려고 빵 하나를 훔치거나 아이를 살리려고 약을 훔치는 건 잘못일까요?

- 솔직히 말해, 괜찮다고 생각해요. 자유지상주의의 관점에서도 말이죠. 돈이 아주 많은 사람한테서 마음대로 돈을 가져와서 필요한 사람들이 가질 수도 있어요. 자기가 직접 필요한 돈을 구한다면요. 자기 소유의 개념에 비춰 봐도 그건 자기 생명을 책임지는 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자유지상주의의 관점에서도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좋아요. 알겠습니다. 저기 세 번째 반박에 뭐라고 적혀있죠? 성공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빚을 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성공은 혼자 이룬 게 아닙니다. 타인들과의 협력이 필요했으니 사회에 빚을 진 것이고, 그게 세금으로 표현된 것이라는데, 줄리아 생각은 어떻죠?

-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죠? 사회가 높은 가치를 부여할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이미 그들 편이었던 거죠. 그러니 빚 같은 게 없다고 봅니다. 그 사람들은 서비스를 제공했고, 사회는 거기 반응했고, 그 사람들은 부자가 됐죠.

- 더 구체적인 얘기를 해 봅시다. 마이클 조던의 경우로 설명해보죠. 조던이 돈을 벌도록 도운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팀 동료 감독, 농구를 가르쳐 준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 자기 서비스에 대해 돈을 받았죠.

- 그렇습니다. 게다가 사회는 조던의 경기를 보며 이익과 기쁨을 얻었어요. 조던은 그렇게 사회에 빚을 같았죠.

- 알겠습니다.

 

- 이 주장에 대해서 반박할 분? 네, 말씀하세요.

- 사회 속에서 사는 사람이 자기 소유를 당연시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사회 속에서는 그걸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엄밀히 말해 짜증나는 사람이 있다고 나가서 죽여 버리면 그것도 자기소유예요? 하지만 사회 속에 살면 그럴 수가 없죠. 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돈이 많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자원이 많지. 그러니까 정부가 내 돈을 가져가도 괜찮겠지?” 자기소유에도 정도는 있죠. 저는 사회 속에 살고 주위의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 학생은 이름이 뭐죠?

- 빅토리아입니다.

- 빅토리아는 자기소유라는 기본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가요?

- 네. 사회 속에 살기로 선택했다면 진정으로 자기를 소유할 수는 없죠. 주위 사람들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 좋습니다. 마지막 반박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의 팀의 답을 듣고 싶군요. 마지막 반박은 우리가 자신의 주인이 아니라는 빅토리아의 의견에 근거합니다. ‘빌 게이츠가 부자이고 마이클 조던의 수입이 많다고 해서 모든 걸 혼자 이룬 것은 아냐 운이 따른 덕분이니까 도덕적으로 그 돈 모두를 가질 자격은 없어’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죠. 알렉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부에 합당한 덕이 없는 사람이라고요. 하지만 그건 도덕적으로 관계없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인의 돈을 받았다는 점이죠.

- 좋습니다. 이제 토론에서 배운 걸 정리하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존, 알렉스, 줄리아한테 감사의 인사부터 합시다. 훌륭했어요.

 

■ 자유 지상주의에 대한 반박

 

1. 가나한 사람은 돈이 더 절실하다.

2. 피통치자의 동의에 의한 징세는 강압행위가 아니다.

3. 성공한 사람들은 사회에 빚이 있다.

4. 부는 운에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만 누리는 건 옳지 않다.

 

토론이 끝나가던 무렵 빅토리아는 자유지상주의의 논리와 추론의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기 노선을 소유하지 않은지도 모른다고 했죠. 재분배에 대한 자유지상주의의 주장을 거부한다면 자유지상주의의 논리를 깨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처음부터, 가장 온건한 수준부터 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볼 때 세금과 강제노동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자유지상주의의 사상에 깔린 중대한 가정을 검토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는 진짜 자신의 주인일까요? 아니면 그 생각을 버리고도 자유지상주의자들이 피하고 싶었던 말을 피할 수 있을까요? 즉 사회를 만들고 정의에 대해 설명하면서 몇몇 사람이 타인의 행복이나 공공선을 위해 이용되는 걸 피할 수 있을까요? 자유지상주의는 공리주의와 싸웁니다. 집단의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사람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이용하는 공리주의의 논리를 막기 위해 자유지상주의는 내가 나의 주인이라는 강력한 개념에 직관적으로 호소하죠. 그게 알렉스, 줄리아, 존, 그리고 로버트 노직의 생각입니다.

 

정의이론과 권리에 대한 설명은 이제 어떻게 됐을까요? 자기의 소유의 개념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이용하는 공리주의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사람들의 기호를 더하고 뚱보 남자를 다리 너머로 밀어야 할까요? 자기소유의 개념은 노직이 직접 전개한 것이 아닙니다. 앞선 존 로크한테서 빌린 것이죠. 존 로크는 자연 상태에서 사유재산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노직 등의 자유지상주의자들과 유사한 추론을 썼죠. 존 로크는 사유재산의 형성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노동과 주인이 없는 물건을 섞으면 우리는 그 물건에서 재산권을 얻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우리 노동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자신의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자유지상주의의 자기소유 개념이 가진 도덕적 힘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영국 정치철학자 존 로크한테 돌아가서 사유재산과 자기소유에 대한 그의 주장을 검토해야 합니다. 그게 다음 시간에 공부할 내용이죠.

 

 

* 저작권은 PBS / Harvard University에 있고, 번역은 EBS 방송에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상업적인 용도는 사용을 금합니다.  

* 참고 사이트 http://cafe.daum.net/9876/2tuJ/366 에 들어가 보시면 참고할 만한 서적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책을 벗 삼아
글쓴이 : 문화재지기 원글보기
메모 :